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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이야기

3개월간의 루비콘 멘토링 프로젝트 활동 회고 2편 - 서비스 릴리즈, 나의 성장

본 프로덕트 개발하기

4월은 아이디어 선정과 프로토타입을 만들고 나니 금방 지나갔다. 5월 한달은 프로토타입을 굴려보면서 본 프로덕트를 기획+개발한 후에 6월 초에 배포하려고 계획했었으나, 결국 6월 초 배포는 실패했다. 왜 실패하게 됐는지 원인을 살펴보고, 우리팀은 이를 어떻게 극복했는지 얘기해보고자 한다.

 

계획했던 배포를 실패하게 된 가장 큰 이유 4가지는 아래와 같다.

  1. 컨디션 난조로 인한 작업시간 부족
  2. 각 팀원이 생각하는 커리어집이 제공하는 가치가 달라 기획에 많은 시간 소요
  3. 기능을 어디까지 cut off 할 것인가에 대한 모호한 기준
  4. 좋아요!는 너무 많지만...

다행히 팀원들이 프로젝트에 대한 모티베이션이 떨어진 것은 아니었기 때문에 우리는 위의 문제들을 해결해나가면서 진행속도를 높일 수 있었다.

 

컨디션 난조로 인한 작업시간 부족

내 경우에는 이 시기에 회사 배포 일정도 겹쳐있었기 때문에 정말 정신이 없었고, 물리적으로 시간이 많이 부족해서 잠을 줄이다보니 컨디션이 점점 악화되었다. 다른 팀원들도 루비콘 외에 진행하고 있는 일들이 바쁘다보니, 컨디션 악화나 번아웃으로 인해서 작업 시간이 많이 줄어들었다.

이 부분은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각자 컨디션을 챙기기로했지만, 새벽시간 이후에는 슬랙에 나타나지 않기로 한다는 구체적인 액션 아이템을 정해서 최대한 챙겨보기로 했다.

 

각 팀원이 생각하는 프로덕트가 제공하는 가치가 달라서 기획에 많은 시간 소요

커리어집은 우리가 제공하는 템플릿을 기준으로 사용자가 작성을 하기 때문에 질문의 내용과 어떻게 템플릿을 구성하는지가 중요한 부분이었다. 이 부분에 있어서 우리 서비스가 사용자에게 제공할 수 있는 가치가 명확하지 않아 기획을 하는데 굉장히 많은 시간을 소요했다.

결국 사용자가 커리어집을 사용함으로써 결국 어떤 가치를 얻을 수 있을까?에 대해 다시 논의하고 결정한 뒤, 이 가치에 맞추어서 기능 정의와 질문을 정하였다.

 

기능을 어디까지 cut off 할 것인가에 대한 모호한 기준

프로젝트 배포일이 데드라인이 정해져있기 때문에 이 두 가지 의견이 충돌하게 되었다.

 

 

이 부분에 있어서 서로 납득이 안되는 부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얼라인 되지 않은 상태로 진행하다보니 빠르게 결정되어야할 사항들이 계속해서 미루어지는 상황이 발생했다.

 

우리는 파이널 회고 전까지 사용자들이 커리어집을 어느정도 까지 사용했으면 좋겠다는 기준을 '사용자들이 최소 한번의 기록은 할 수 있도록 하자!'로 정했다. 그리고 릴리즈 날짜를 파이널 회고보다 약 일주일 전인 6월 18일로 결정했다.

 

릴리즈 날짜를 정한 후 커리어집이 제공하는 핵심 기능을 아래 두가지로 정했다.

  • 아카이빙 작성하기
  • 작성한 아카이빙을 볼 수 있는 기능

당연히 개발을 진행하다보면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떠오르기 마련이지만, 우리가 세운 이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면 과감히 빼기로 결정했다.

 

좋아요!는 너무 많지만...

활발한 커뮤니케이션과 진행상황 공유를 위해 로드맵, 노션 칸반, 데일리 스크럼, 디스커션 채널 등을 사용하고 있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 등 동의하는 이모지가 난무하며 굉장히 순조롭게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지고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실제 작업 진행상황은 개선되지 않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일어나고 있었다.

 

 

어떤 의사결정 사항들이 있을 때 동의하지 않는 부분이 있거나 이슈라고 생각한 부분에 있어서 이슈 레이징을 하지 않고 넘어가다보니 당연히 프로젝트는 팀원 모두가 공감하지 못하는 방향으로 진행이 됐다. 그러다보니 점점 프로젝트에 대한 흥미도 떨어지고 전체적으로 작업이 밀리는 일이 발생했다. 결국 수동적인 커뮤니케이션 태도를 가지고 있으면 아무리 수 많은 툴들과 방식을 도입해도 소용이 없다는 것을 깨닳았다.

 

예를 들면 나 같은 경우에는 배포 일정까지 안그래도 시간이 없는데 오히려 상대방을 설득하고 토의하는 과정에서 시간과 에너지를 많이 소요할 것이라고 생각했었기 때문에 어떤 의견이 나왔을 때 대부분 좋다고 표현을 했었다. 이는 굉장히 잘못된 생각이었고 팀에 안좋은 영향을 끼치는데 한 몫했다.

 

오히려 내가 공감하지 못한 부분과 프로젝트의 현상황에 대해서 어떻게 느끼고 있는지 팀원들과 터놓고 얘기를 했더니 더욱더 빨리 의사결정이 진행되었고 미리 걱정하고 있던 부분도 자연스럽게 해결이 되었다.

 

우리가 직면해 있던 문제들이 하나씩 해결되고, 의사결정 사항들도 서로가 공감하는 방향으로 얼라인이 되어 오히려 그 뒤 작업들은 굉장히 빠른속도로 진행됐다. 그리고 드디어 목표한 날짜에 프로젝트를 릴리즈할 수 있었다.

 

 

커리어 아카이빙 서비스, 커리어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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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떠한 성장을 했나요?

소프트스킬

  • 어떠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꼭 기술(개발)로 해결할 필요는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해결 방법보다는 문제에 집중하기.
  • 팀원 각자의 전문분야는 있지만 프로덕트를 위해서는 R&R의 구분을 두지말 것, 이슈 레이징을 두려워하지 말고 서비스를 위해서라면 과감하게 챌린징할 것. 능동적인 마인드셋을 키울 수 있었다.
  • 어떻게 하면 좋은 팀원이 될 수 있을지, 좋은 팀 문화란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고, 우리팀 멘토분을 보면서 좋은 리더란 무엇인가에 대해서도 많이 느끼고 배울 수 있었다.

하드스킬

  • 내가 사용해보지 않은 라이브러리나 기술들을 다른 팀의 프로젝트 코드를 통해 접해볼 수 있었다.
  • 다른 팀의 프로젝트더라도 코드 리뷰를 하면서 더 좋은 코드를 작성하기 위해 의견을 나누는 과정이 유익했고, 좋은 리뷰 문화에 대해 배울 수 있었다.
  • 초보적인 수준이긴 하지만 amplitude를 사용해서 사용자 행동 데이터를 수집하고, 수집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프로덕트를 개선하는 시도를 해볼 수 있었다

 

서비스 릴리즈, 그 이후

아쉽게도 백앤드 개발자 분은 계속해서 팀 활동을 함께하지 못하게 되었지만 디자이너분과 나는 계속 서비스를 유지하기로하고, 프로젝트에 관심있는 분들을 모집해서 공석인 포지션을 충원하기로 했다.

 

확실히 실제 배포하고나니 부족한 부분도 많이 보이고, 수집된 사용자 데이터를 보니 은근히 모바일로 접속하는 사용자들도 꽤 있었다. 현재 모바일은 아예 지원하지 않고 있어서 이 부분을 개선해보기로 계획하고 있다. 릴리즈 이후에 정성가득한 피드백들도 많이 들어와서 앞으로 추가할 기능들을 그려보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우리 팀의 프로덕트 뿐만 아니라 루비콘 내에서 만드는 오픈소스 개발에도 참여하기로 했다. 공식적인 멘토링 프로젝트는 끝났지만 지속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여건이 주어진다는 점에서 정말 좋다. 👍

 

회고

뒤돌아보면 이 시기에 회사 업무로 가장 바쁜 시기와 겹쳐서 체력적으로 정말 힘들었다. 토이 프로젝트 수준이 아니라 회사를 두개 다니는 기분이었다. 말이 토이프로젝트지 거의 극초기 스타트업처럼 일했던 것 같다. 글에는 다 쓸 수 없어 간략하게 줄이느라 여태 했던 고생들이 많이 안들어갔는데, 다같이 모여서 밤샘 작업도 여러번했었고 배포가 가까워져왔을 때는 회사 배포날짜랑 겹쳐서 회사 일을 모두 끝내고 작업하느라 취침시간이 기본 새벽 4-5시였다.

 

체력적으로는 정말 힘들었지만 회사에서 느끼는 갈증들을 루비콘 활동을 통해 해소할 수 있어서 정신적으로는 행복(?)했고, 생각보다 회사와 토이프로젝트 두 컨텍스트를 잘 저글링하고 있어서 자기 효능감도 올라갔다 헤헤

 

사실은 중간에 백앤드 개발자 한분이 그만두시는 상황이 발생했는데, 어느정도 예상했던 부분이었고 다행히도 핏이 잘 맞는 개발자 분이 새로 들어오시게 되어서 마지막까지 즐겁게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 팀원 탈주는 팀 활동을 하는 이상 어느정도 예상했던 부분이였고, 이 상황이 발생했을 때 멘토분께서 정말 잘 대응해주셔서 아무 무리 없이 프로젝트를 끝낼수 있었다.

 

루비콘에는 팀 단위로 진행되는 토이프로젝트 외에도 많은 활동들이 있다.

  • 챕터 활동: 직군 별로 챕터가 나누어져있는데, 필자는 프론트앤드 개발자라 프론트앤드 챕터에 소속되어있다. 프론트앤드 챕터에서는 같은 직군끼리 모인 챕터이다보니 어느정도 공감대도 형성되어있고 격주 미팅때마다 캐주얼한 분위기로 테크톡도 하면서 재미있고 유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 1-on-1 미팅: 팀의 멘토와 1대1로 진행하는 미팅이다. 어떻게하면 더 좋은 팀원이 될 수 있는지와 나의 부족한 역량에 대해서 객관적이고 건설적인 피드백을 받을 수 있었다. 
  • 멘토 오피스아워: 팀 소속과 상관 없이 원하는 멘토에게 무엇이든 물어보세요를 할 수 있는 시간이다. 같은 팀 멘토분과 직군이 겹치지 않아서 해결하지 못한 커리어나 기술적으로 궁금한 사항들을 오피스아워를 통해 해결할 수 있었다.
  • 격주마다 멘토분들이 준비한 유익한 발표내용을 들을 수 있는 시간: 연봉협상, 핵심 인재 되기, 좋은 커뮤니케이션(피드백) 방법,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하기, MVP 이해하기 등 발표 주제들이 실제 회사다니면서 현실적이고 중요한 부분들이여서 유익했다.

그 외에 코로나가 지금보다 심해지기 이전에는 오프라인으로 만나서(거리두기 인원 지키면서) 짝코딩도하고, 코드리뷰도 했었다. 비록 코로나 때문에 모든 분들을 오프라인으로 한 자리에서 직접 만나뵙지는 못했지만, 번개로 열리는 모각작(모여서 각자 작업하기)에 참여해서 다른 팀분들을 만나기도 했었다. 또, 2주에 한번씩 전체미팅에서 온라인으로라도 만나게 되니 대면으로 만나보지는 못했지만 내적 친밀감 정도는 쌓이는 것 같았다ㅎㅎㅎ

 

루비콘은 본인이 의지만 있다면 토이 프로젝트를 넘어서서 정말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고 성장할 수 있는 좋은 활동이다. 멘토 분들이 멘티들이 원하는 것을 얻어갈 수 있도록 정말 많은 노력을 하시는 것이 느껴졌다. 아마 3기 활동 후 피드백을 통해서 4기 때는 활동이 더욱 유익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또 하고싶다ㅋㅎ)

 

혹여나 필자와 같은 고민을 가지고 있는 주니어 개발자들에게는 정말 추천한다. 언제 다음 4기를 모집할지는 잘 모르겠지만 혹시 관심이 있으신분들은 4기 모집 한다고 하면 꼭! 지원해보세요!

 

 

루비콘 멘토링 프로젝트 | 루비콘

우리는 단순히 제품을 개발하는 것이 아닌, 치열하게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하는 것에 집중합니다.

lubycon.io

 

 

혹시 아직 안보셨다면 👀 👉 3개월간의 루비콘 멘토링 프로젝트 활동 회고 1편 - Kick off, Prototype